2018년 2월 11일 일요일

이란 경찰은 히잡 반대 시위 탄압을 중단하라

https://wspaper.org/article/20006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이 외부에 나갈 때 의무적으로 히잡을 써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 그리고 헌법상에 남녀 분리를 명시하고 있다. 심지어 공항 검색대조차 남녀가 분리되어 운영된다.

그런데 이러한 강제적인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이란 여성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말 테헤란대학교 앞 엥겔랍 거리에서 한 여성이 히잡 반대 퍼포먼스를 한 것을 계기로 이란 여성들이 길거리의 통신박스나 벤치 등 높은 곳에 올라가 막대기에 히잡을 매달아 흔들면서 강제로 히잡을 써야 하는 종교적 규율에 항의하는 사진이 SNS를 통해 유포됐다.

이란 경찰은 이러한 움직임을 탄압하고 있다. 히잡 반대 시위와 관련해 “공공질서를 침해했다는” 혐의로 여성 29명을 체포했다. 그리고 이란 외부의 “선동”으로 시위가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란 경찰들의 주장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나는 이란 여행 중에 만난 종교적 억압에 대해 불만을 보이는 이란 여성들을 만났다. 신앙심이 가장 강한 지역에서 만난 여성조차 “여름에 히잡을 착용할 경우 너무 덥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부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했을 때도 일부러 머리카락이 보이도록 한다.

같은 이슬람교를 믿는 이란의 이웃 나라 터키는 이슬람주의 성향의 에르도안이 오랫동안 집권하고 있지만, 터키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도 괜찮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처럼 히잡 착용을 “야만적” 행위로 규정하고, “벗을 것”을 강제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란 등 일부 이슬람 국가들에서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나는 이란 여성들의 히잡 반대 시위에 대한 이란 경찰들의 탄압을 반대한다.

이란인들의 반정부 정서를 느낀 이란 여행

https://wspaper.org/article/19997

1월 20일부터 30일까지 고대 페르시아 문화 답사를 주제로 이란 여행을 갔었다.

이란 거주 한국인 가이드는 한 관광객으로부터 이란 반정부시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가이드는 영어로 하면 이란 관광가이드가 들을 수 있다면서 조심스럽게 한국어로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말이 많다고 한다. 혁명수비대가 현 온건파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망신 주려고 한 시위라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시위 규모가 상당히 컸지만, 4일만에 끝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반면 현지에서 만난 한 이란인은 한국인 가이드의 설명과 달리 정부가 대학을 폐쇄해서 학생시위를 막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번 시위가 단순히 이란 정부 내 강경파가 조작한 시위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그리고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은 호메이니 같은 지도자가 있었지만, 지금 이란에는 운동을 이끌만한 지도자가 없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현 정부가 석유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 영국 등이 이란에서 석유 쟁탈전을 벌였다며 자신은 “석유가 싫다”고도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박근혜 퇴진 촛불 시위를 알고 있었다.

이런 걸 보면 이란 반정부 시위가 비록 지금은 가라앉은 것처럼 보여도 언젠가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점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서방 지배계급들의 행동은 오히려 이란 민중의 자발적인 반정부 운동에 큰 피해만 끼치고, 변화를 바라는 이란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내가 만난 이란인도 트럼프는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